다독의 함정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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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년백독”이라는 목표를 정해두다 보니 수치에 민감하게 됩니다. 매달 독서량을 기록해두고 한 해의 남은 시간이 적어질수록 한 권이라도 더 읽으려는 욕심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백”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금새 읽을 수 있는 책 위주로 읽으려는 유혹을 받지요. 예를 들자면, 200쪽 미만의 얇은 책이나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책들을 읽으려고 합니다. 이런 책들은 하루에 세 권 이상도 가뿐하게 읽을 수 있으니 수 늘리기에는 딱 이지요. 한 때는 요약본으로 채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요약본의 경우엔 중요한 내용만 요약이 되어 있으니, 정말 금새 읽을 수 있죠. 하지만, 이건 명백히 다독의 함정입니다. 다독을 추구하는 이유가 자기계발에 있다면, 최선을 다해 목표는 달성해야겠지만, 의무적으로 혹은 형식적으로 달성할 필요는 없지요. 자신이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면,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연속기록이 깨졌다고 해서 신경 쓰지 않습니다. 비록 목표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 하더라도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더 열심히 못했다고 자책하기도 하지만, 제 자신을 너무 혹사시킬 필요는 없지요. 중요한 건, 목표를 설정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자신의 평균 독서량 이상으로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되, 편법(?)을 사용하진 마세요. 때론 성취감을 맛보고 성취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달성해볼 필요도 있긴 하지만, 목표달성을 위해 나쁜 습관을 길들이기 보다는 꾸준히 자신의 독서량을 늘리는 편이 더 낫습니다. 혹시나 다독의 함정에 빠져 있다면, 조급한 마음을 다독이세요. 소화할지 못할 정도로 폭식하는 건 소화불량을 가져올 뿐이니까요. 차라리 음미하는 편을 택하는 게 더욱 현명한 선택이 될 겁니다.

2008/12/28 20:10 2008/12/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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